어떻게 글을 써야하지?

항상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질문입니다. '어떤 글을 쓰지?' 좋은 글감을 찾아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질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떻게 글을 쓰지?' 좋은 글감만큼 좋은 글을 만들어 내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또 6기와 함께 열심히 글을 써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글또 6기를 잘 마치기 위하여 작년부터의 글또 생활, 그리고 어떤 고민을 하며 글을 써왔는지를 되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하여 무엇을 더 고민하고 더 써볼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고민

저는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생각을 글로 실체화시키고 이를 남들과 나누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이런 욕심을 충족시키고, 글을 더욱 접점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글또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 활동을 시작한 시점, '글을 잘 쓰고 싶어!'라는 생각만 가지고 글을 써가며, ‘왜 나는 글이 늘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도중 ‘일만 시간의 재발견’이란 책을 글또 멤버분들과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이야기 중 구체적 목표, 의식적 연습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금까지 글을 쓴다는 노력은 들였지만, 이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를 통하여 먼저 지향하는 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글또를 진행하며 많은 글을 읽었고, 정말 많은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다들 비슷하게 쓰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멋지게 쓰시는 분도 있었고, 재밌게 쓰시는 분도 계시는 등 모두 글마다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그저 ‘잘 쓴다’라는 작은 표현에 넣으려 하니 당연히 추상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목표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의식적인 연습을 진행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목표를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여기서 생각했을 때, 다른 무엇보다 먼저 읽기 쉬운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최종적인 목표는 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라 이야기를 했었고, 이를 위하여 모두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발전된 글을 쓰기 위한 여정

6기는 위에서 얻은 내용을 연습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쉽게 쓰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제를 쓰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자연스레 그렇게 쓰지 못했던 기술 주제를 많이 다루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중요시했던 것은 가독성을 쉽게 해치게 만드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었습니다. 한 문장 및 문단의 호흡이 길어지는 것을 막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초반에는 이런 의식적인 연습을 수행하며 한 권으로 읽는 컴퓨터 구조와 프로그래밍 책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독자가 보았을 때 딱딱한 기술 내용을 한 문단 읽고 덮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제가 읽어도 한 문단 읽고 덮어버릴 Thread글에 비하여 비교적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다시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차올랐고, 5기에서와 같이 크게 보지 못하는 실수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감은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말하고 싶은 바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글에는 언젠가 더 잘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이 부가적으로 붙었습니다. 글 대법관

이런 생각은 글을 지속적으로 뒤로 미루게 되고, 결국 때를 놓친 글은 임시저장에서 살아있다가 사라지기 마련이었습니다.

 

마치며

견월망지(見月亡指)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본다는 뜻의 사자성어처럼 '글'이라는 본질을 놓치고 '쓰기'에 보다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지속적으로 지웠으나 아직도 임시저장에 들어가 있는 글이 3개나 남아있는 것을 보면 견월망지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쓴다'를 내려두고, 글이 될 수 있는 생각을 만드는데 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5기 회고글 및 6기 다짐글에서 분할과 정복을 그렇게 외치며 문제에서 멀어지는 습관을 들였는데, 또 그렇게 못하는 것 보니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5기에서 배웠던 글에 흐름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더 의식적으로 글을 쓰게 된다는 점은 6기에서 잘 들인 습관인 것 같습니다.

 

최근 인사이트 출판사 리뷰어로 활동하며 우수 리뷰글로 선정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6기 동안의 노력이 읽을 수는 있는 글을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5기에서의 개선사항, 6기에서의 문제사항을 잘 검토해서 남은 글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