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와 디스크의 핵심 : 순차 논리

😊 본 글은 한 권으로 읽는 컴퓨터 구조 책을 읽고 정리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컴퓨터가 입력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하여 배운다. 이를 조합 논리라고 칭하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수 없다. 조합 논리만으로는 흐름의 일부분을 떼어내서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순차 논리에 대하여 이야기해볼 것이다.

순차 논리란 입력의 현재 상태와 과거 상태를 함께 고려한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회로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한 회로에 대해 이야기해 볼 것이다.

 

시간 표현과 상태 기억

발진자

발진자는 인버터의 출력을 다음 그림과 같이 입력에 연결하는 트릭을 이용하여 동작한다.

이러한 출력을 입력에 되먹이는 특성(feedback)을 통하여 출력이 0과 1을 진동한다(oscillate).

 

이러한 발진자에는 단점이 하나 있다.

진동하는 속도가 전파 지연에 따라 결정되며, 온도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크리스털을 활용한다.

크리스털에 전극을 연결하고 압축하면 크리스털이 전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연결된 전극을 통하여 전기를 가해주면 크리스털에서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간은 예측이 가능하므로 안정적인 발진자로 사용할 수 있다.

 

클록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발진자를 이용하면 시간을 잘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발진자는 컴퓨터에 클록을 제공해준다. 클록이란 시간을 셀 수 있게 해주는 신호이다.

 

클록을 통해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전파 지연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전파 지연이 일어난다면 작업을 수행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그로 인하여 정상적인 연산이 방해받게 된다.

하지만, 클록을 이용하여 시간을 잴 수 있다면 결과가 안정적이고 올바르다고 확신할 수 있는 시점이 될 때까지 가산기의 지연시간을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오버클로킹이라는 용어도 클록과 관련이 있다.

부품이 고장 나지 않을 정도의 범위 내에서 클록을 빠르게 공급하는 도박을 한다는 의미가 오버클로킹이다.

 

래치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을 만들었으므로 이제 정보를 기억할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먼저 1비트를 기억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 볼 것이다. 

 

S-R 래치 / 위키피디아

위의 움직이는 사진과 같이 Q나 Q바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와 같이 피드백을 통하여 한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회로를 래치라고 부른다.

이는 Q의 활성화 / 비활성화를 다음 입력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므로 한 비트를 저장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다음과 같은 진리표를 가진다.

여기에서 S,R / 1,1이 사용제한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동시에 1을 주었을 때 상태를 예측할 수 없으며 유지하는 동안 불안정한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태를 가지는 이유는 set과 reset이 서로 상태를 바꾸려 하는데, 여기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전파 지연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부하며 궁금증이 들었던 사항이 있는데, 그러면 이 래치의 초기값은 어떻게 정해지는지가 궁금했다. Q의 저장된 값을 기반으로 동작하는데, 저장된 값이 없을 때는 어떻게 동작한다는 말일까?

책의 역주에서 친절하게 다루어주었는데, 결론부터 보자면 '알 수 없다'였다.

 

반도체의 특성상 그리고 온도, 습도 등으로 일어나는 전파 지연으로 인하여 알 수 없는 값이 세팅된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 사용하기 전에 0,1 / 1,0등 적합한 값을 주어 초기 세팅을 해줘야 할 것이다.

 

스위치 있는 래치

스위치가 있는 래치 또한 존재한다.

다음과 같이 D 래치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D라는 input값을 이용하여 set / reset을 지정해주고 E라는 스위치 input값을 지정해주어서  E가 enable인 상태에서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통제한다.

 

하지만, 큰 단점이 있는데 이렇게 스위치가 있는 래치에서는 E가 확실히 enable인 상태에서만 변화가 일어나도록 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우리의 코드처럼 기대를 따라주지는 않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책이 필요하다.

 

플립플롭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논리 수준이 특정 값에 머무는 동안 데이터를 잡아내는 것이 아닌, 논리 수준이 한 수준에서 다른 수준으로 변화하는 중간에 데이터를 잡아내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이런 변화를 에지라고 부른다.

 

상승 에지, 하강 에지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해당 변화가 일어날 때 D의 상태 변화를 감지한다.

위와 같이 클럭이 010101010...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 중 클럭이 변화하는 상황에만 변화가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에지를 이용하여 변화하는 상태를 입력받아 비트를 저장하는 회로를 플립플롭이라고 부른다.

 

카운터

플립플롭을 응용하여 1, 2, 3 ... 순서대로 수를 세는 카운터가 있다.

순서대로 C0는 C1을 바꾸고, C1은 C2를 바꾸고... 이렇게 에지에 따라서 물결이 퍼져나가듯 수를 센다.

결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여 리플 카운터라고 부른다.

 

레지스터

위에서 이야기한 플립플롭을 이용하면 쉽게 값을 기억할 수 있다.

클록을 공유하는 여러 개의 플립플롭을 합쳐서 하나의 패키지에 넣는다면 다양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이 하나로 합친 것을 레지스터라고 부른다.

다음 그림은 가산기의 결과를 저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가산기의 결과 값을 반환하기 전에 레지스터가 값을 받아서 값을 저장하고 반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메모리 조직과 주소 지정

우리는 하나의 결과를 저장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결과 및 수를 저장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레지스터를 만든 것처럼 레지스터를 쌓아서 무언가를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언제 어떤 레지스터를 사용해야 하고, 어디에 저장되어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각 레지스터에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번호를 주소라고 부른다.

그리고 디코더를 이용하여 레지스터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레지스터와 디코더, 그리고 다른 연산 장치들 간에 비트를 이동시키기 위하여 버스를 사용한다.

 

임의 접근 메모리 

위에서 이야기한 메모리를 임의 접근 메모리(Random Access Memory), RAM이라고 부른다.

RAM은 메모리 위치 중 원하는 곳은 어디든 원하는 순서로 쓰거나 읽을 수 있다.

 

이 RAM은 또 두 가지로 나뉜다.

 

정적 RAM(SRAM)은 비싸지만, 아주 빠르다. 각 비트에 트랜지스터가 6개가 들어가서 많은 비트를 저장하기 적합하다.

동적 RAM(DRAM)은 커패시터라는 작은 버킷에 전자를 담고 1개의 트랜지스터로 덮는다. 문제는 버킷이 샐 수 있기 때문에 가끔 메모리를 갱신해야 한다.

 

또한 DRAM와 SRAM은 휘발성이다. 위에서 읽었던 플립플롭을 모아서 만든 것이니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

코어 메모리라는 비휘발성 RAM이 있는데, 비트를 토러스 모양의 쇳조각에 저장한다.

위키피디아

위와 같이 쓰기 시에 전기를 가해서 자화 시키고, 읽을 때는 자화 된 방향을 찾아서 0과 1을 구분한다.

 

읽기 전용 메모리

읽기 전용 메모리(Read-Only Memory), 즉 ROM은 한 번만 쓸 수 있고 여러 번 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초기의 ROM은 천공카드가 있을 것이다. 

 

최근 2021 GOOGLE IO의 미션에서 천공카드 미션을 준 적이 있다.

물론 여기에서의 카드는 가상이므로 무한정 바꿀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카드는 구멍은 한번 뚫으면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스캔하면 여러 번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천공카드는 ROM의 특성을 만족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천공카드는 순차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저장되는 데이터에만 유용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임의 접근이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읽기 전용 메모리(Programmable ROM), PROM이 만들어졌다.

PROM은 칩에 있는 니크롬에 퓨즈를 녹여서 단 한 번만 프로그램을 적어 넣을 수 있는 메모리이다.

 

다음으로는 지울 수 있는 읽기 전용 메모리(Erasable Programmable ROM), EPROM을 만들었다.

PROM과 유사하나, 위쪽에 수정 창이 있어 특별한 자외선 빛 아래 넣어두면 저장된 내용을 지울 수 있었다.

 

이후 전기로 지울 수 있는 읽기 전용 메모리(Electrically EPROM), EEPROM이 등장했다.

이 EEPROM은 내부 데이터를 아무 순서로 읽고 쓸 수 있지만, 데이터를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슷한 일을 하는 RAM보다 비싸다.

 

블록 장치

자화 된 판을 이용하여 비트를 저장하는 디스크 드라이브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기 적합한 장치이다.

자화 된 원판을 돌리면서 원하는 지점이 디스크 헤드에 접근하였을 때 데이터를 가져오는 식으로 동작을 한다.

 

A: 트랙 / B: 기하학적 섹터 / C: 트랙 섹터 / D: 클러스터

디스크의 가장 작은 단위는 섹터이다.

다른 메모리와 다르게 바이트 단위로 주소를 지정하는 것이 아닌 섹터 단위로 주소를 지정해 읽는다.

 

가장 작은 단위이므로 부분적 변화가 불가능하며 하나의 섹터를 변경하기 위하여는 섹터의 전체를 읽고 원하는 방식으로 바꿔서 섹터에 써야 한다.

 

모든 섹터에는 같은 수의 비트가 들어있기 때문에, 비트 밀도가 안쪽이 더욱 높다. 이러한 낭비를 해결하기 위하여 방사상 영역으로 구분하여 외부 영역에 더 많은 섹터를 배치한다. 

 

플래시 메모리와 SSD

플래시 메모리는 EEPROM유형의 매체로, DRAM과 비슷하게 버킷에 비트를 저장한다.

하지만 새는 일이 없으므로 주기적으로 갱신해주지 않아도 된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여러 번 쓰고 읽기 위하여 버킷을 여닫다 보면 버킷이 망가져버린다.

플래시 메모리는 기록하기 위하여 먼저 0을 채워 넣고, 이후에 0을 1로 바꿔야 한다. 이미 있는 데이터를 한 비트만 교체하는 것이 안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디스크의 섹터처럼 블록으로 나누어서 블록 단위로 읽고 쓰도록 한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점차 SSD(Solid-State Drive)로 변경되고 있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플래시 메모리를 드라이브 패키지에 넣은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오류 감지와 정정

우리는 언제 어떻게 비트가 잘못될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알아채고 복구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었다.

 

패리티

패리티란 1로 설정된 비트의 개수를 세고, 개수가 짝수인지 홀수인지 나타내는 1비트를 이야기한다.

이런 패리티가 있다면 한 개의 비트가 잘못되었을 때, 효율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2개가 잘못되었다면? 검출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홀수 개의 비트가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검출해낼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체크섬

정적인 데이터를 검증하는 더욱 손쉬운 방법도 존재한다.

데이터의 각 지점을 n 비트 값으로 더하고, n을 넘어가는 것은 무시한다.

 

네트워크 헤더에도 체크섬이 있는데, 이것과는 조금 다르다.

 

네트워크의 체크섬은 순환 중복 검사라고 한다.

 

결론

하드웨어의 세상에서 시간의 흐름을 어떻게 알게 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데이터를 저장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이용하여 컴퓨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보자.